337번 국도
이사를 멀리 왔으니 어쩔 수 없이 출근시간을 한시간 반쯤 당겨야겠다는 결심으로 모처럼 일찍 일어나 운전을 하는데 비스듬히 열린 차 유리로 대팻밥처럼 사각사각 썰려 들어오는 바람이 제법 상쾌하게 느껴졌다. 오늘 공정은 페인트도색이므로 날씨가 궁금해 라디오를 켰다. 띄엄띄엄 이지만 검찰 노무현이니 봉하마을 사람들이니 그런 얘기들을 아침부터 일방적으로 들어야 한다니 라디오를 꺼버렸다. 그냥 납작한 바람 소리나 더 듣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뉴스 말미를 계산해서 라디오를 다시 켰는데 앵커가 기상정보를 건너뛰고 앵무새가 돼 버린 건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끝없이 구간반복하고 있었다. 창문으로 날카롭게 베어진 바람과 함께 이상한 직감이 섞여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기예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미 내 앞유리에는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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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at 2009/06/16 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