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랫집 마루에서 우리 목에 핏줄 세웠던 이재복 선생에 대한 그날의 논쟁이 생각나는 날이야. 이미 많이 지난 일인데 말이지. 그날의 화두는 이재복 선생과 우리와의 관계에 대한 거였지만 쓸데없는 얘기들로 몇 시간을 빙빙 돌다보니 짜증이 난 건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형은 급기야 사고의 범위가 고작 너 자신을 둘러싼 작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니놈의 한계라고 지적했고 그 말을 들은 난 폭넓은 세상을 대하는 형의 부정적이고 이분법적인 태도야말로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했지. 그래 그렇게 그날 우리 대화는 그렇게 참 유치하고 감정뿐인 언쟁으로 끝났었지. 근데 말이야 형.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형 말이 모두 맞았네 윤엽이형. 눈앞 세상을 마냥 편하게 무책임한 긍정으로 얼버무려서는 곤란해질 수 있다는 걸 지금에 와서야 알겠네. 지금 와서 이런 말까지 하기는 무척 쪽팔리지만 형의 그 여우같은 통찰력만큼은 깔끔하게 인정해야겠어. 그래 그동안 우린 모두 같은 공간에서 지냈지만 서로 다른 주관대로 살아온 거지. 아니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사이좋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지금 내가 사람으로서 사람을 믿은 것에 대해 후회나 하고 나자빠져 있는 건 분명히 아니야. 다만, 우리 목리창작촌의 끝이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사실과 지금껏 내 말을 믿어온 애들한테 미안한 마음은 견디기가 힘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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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at 2009/08/31 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