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성벽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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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분향소


난 노무현이란 사람이 그런 조악하게 만들어진 올무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보다 이 나라가 결국 갈 데까지 가버렸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은 거다. 누군가에게 받아든 국화를 영정 앞에 올려놓고 두 번 반절을 한 후 내려와  노란 리본과 펜이 올려진 탁자 앞에 서니 이건 마치 지난 2002년 우리 동네 투표소의 동선과 같다. 비장한 마음으로 유성마카의 뚜껑을 열자 가뜩이나 빈곤한 내 어휘가 휘발성 잉크냄새와 함께 공중분해 돼버린 건지 도대체 한 단어 한 글자도 쓸 수가 없었다. 난 그저 노란색 리본에 몇 마디 궁색한 변명으로 시작해서 무책임한 사과로 끝나는 짧은 문장을 적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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