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너에게.
뷔 겥 에스 이히 넨....
한국에는 매미란 곤충이 있습니다.
여름이면 나오는 놈들이지요..
이놈들이 나무에서 우는 소리는 보쉬 사의 그라인더 소리보다 크답니다."
하이너 짐머만...
'저 사람은 뭔가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 블랙스미스 워크샵 첫째 날 받은 그에 대한 인상이다.
2년 뒤 겨울, 독일에서 벙어리인 난 후배를 앞세워 그에게 선물할 와인을 사기 위해 튜빙헨의 골목골목을 헤메
고 있었다. 잠시 후 그를 만났고 나는 조금 전 후배에게 배운 그대로 발음했다.
"뷔 겥 에스 이히 넨..." (그동안 잘 있었습니까?)
그는 우리에게 직접 구운 고기와 빵을 대접했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싱크대 진열장 문을 열어 세계 각 국에서
직접 수집한 담배들을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 그에게 최악이었다는 담배가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산 도라지였
다. 커피를 마신 뒤 우리는 친절한 안내에 따라 그의 세련된 작품들이 설치되어있는 공원묘지와 마을조형물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그의 대장간으로 돌아와서 대장장이인 자신의 부모님을 소개시켜 주었다.
난 준비해간 나의 포트폴리오를 그들에게 보여주었고 그 중 그들은 자동차 스크래퍼와 솟대의 선에 특히 흥미
로워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대장간 입구에 서있는 커다란 나무둥치. 둘레가 꽤 나가는 이 나무둥치에는 그가
수집한 각 국의 대장장이들의 소품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그는 "너의 것도 여기에 붙이고싶으니 한국에 돌아
가거든 꼭 보내달라"고 말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하이너에게 보낼 내 작품은 매미로 결정했다.
언젠가 그를 한국에서 다시 만난다면 독일에서는 들을 수 없다는 매미소리 시원한 한국의 여름산을 보여주고
싶다.